최순실 씨는 40년 지기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존경했다고 말해왔습니다.
[최순실/헌법재판소 탄핵심판(1월 16일)]
"저는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. 제가 한때는 젊은 대학시절엔 한창 존경했고 그래서 또 많이 좋아했고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옆에서 있었다고 생각합니다."
그런데 최 씨의 속마음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.
특검 조서에 드러난 장시호 씨의 진술을 보면 '까탈스럽다', '억울하다'며 박 대통령에 대한 복잡한 속내가 적혀 있습니다.
배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리포트]
지난 17일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"의리를 지키고 존경했다"고 밝혔던 최순실 씨.
하지만 특검 조서에 포함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상황을 보면,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 씨의 불편한 속내가 곳곳에 드러납니다.
지난해 12월 4일 검찰에서 조카 장시호 씨와 함께 조사를 받던 최 씨는 "난 대통령 시킨대로 심부름한 것 밖에 없는데 이게 뭐냐"며
"나도 이제 대통령 이야기 다 해야겠어"라고 장 씨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겁니다.
최 씨가 이 발언을 할 당시 수사검사도 옆에 있었다는 게 장시호 씨의 주장.
특검 조서에는 지난해 상반기 최 씨가 "대통령이 너무 까탈스럽다. 삼성동 가사도우미도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간 것으로 안다"고 말했다는 장 씨의 진술도 포함돼 있습니다.
특검은 실제로 가사도우미를 청와대에 데리고 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.
첫 재판 전부터 변호인을 통해 "대통령이 시켜서 한 일이 왜 국정농단이고 나만 나쁜 사람이 됐냐"며 억울해했던 최 씨.
최 씨 측 관계자는 "벌은 달게 받되 혼자 뒤집어쓸 수는 없다는 게 최 씨의 입장"이라고 밝혔습니다.
박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돌아설 경우 최 씨가 종전과는 다른 진술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.
채널A뉴스 배준우입니다.
배준우 기자 jjoonn@donga.com
영상편집 : 이태희
그래픽 : 오소연